[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주택 차압 잠정 중지 조치 |
지난 주 부동산과 관련된 가장 큰 뉴스는 뭐니뭐니해도 뱅크 오브 아메리카를 비롯한 미 주요 은행의 주택 차압 잠정 보류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주요 은행들이 모기지를 연체한 주택들을 차압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불법적인 행위들이 있었다는 혐의에 대한 조사가 몇 개 주에서 시작된 이후 몇 몇 은행들에서 23개 주의 차압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왔고 거기에 더해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미 전역에서 차압 절차를 중단한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은행들은 서류 절차상 단순한 행정적 오류이고 늦어도 3개월이내에 다시 차압 절차를 재개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에 따라서는 그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조치에 대한 경제계의 반응은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은 것 같다. 특히 한편에서 미 전역에 대한 모든 은행의 의무적 차압 중단을 요구하는 주장들이 나오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가뜩이나 불안정한 주택 시장에 또 한번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투자자를 중심으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차압이 인위적으로 지연되면서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져갈 것이고 이에 따라서 주택을 구입하려던 구매자들도 결정을 미루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서 주택 거래가 줄어들고 주택가격이 하락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상반기가 지나가면서 겨우 안정세를 회복하는 듯 싶던 주택 시장이 다시 이러한 상황에 빠진다면 이는 주택뿐 아니라 전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만약에 이 은행들이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던 법률에 위배되는 차압을 했다면 그에 따라 수많은 소송들이 제기될 것이고 그 비용은 적어도 수십억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며 이것은 고스란히 은행들의 부담이 되어 다시 한번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방은행의 초 저금리 자금을 이용해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오히려 TARP 자금을 조기 상환하는 여유를 보이는 대형 은행들이 또 한번의 금융 위기 운운하는 것은 다분히 엄살이 적지 않아 보이지만 이번 조치가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킨다는 면에서는 분명히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월가를 비롯한 은행들은 악의 축처럼 인상지워졌고 그에 반해 차압 주택 소유주들은 선량한 피해자처럼 생각되지만 페이먼트를 할 능력도 없으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고 투기처럼 집을 산 사람들과 일부러 페이먼트를 안하고 버티는 사람들 그리고 주택을 쓰레기장 처럼 망쳐놓고 도망가버리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으며 이들 또한 정도의 차이일 뿐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
출처: 중앙일보 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