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부동산 시장 ‘차이나 머니’ 뚝
▶ 최근 5년 LA지역 50억 이상 투자, 중국정부 투자제한 정책으로 급랭
▶ 지난해 유입자금 전년비 3분의 1
남가주 전역의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차이나 머니’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LA타임스는 1일 ‘중국발 투자가 제동이 걸렸다’는 제목으로 남가주에 집중됐던 차이나 머니 유입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상업용 부동산 업체 쿠시맨&웨이크필드의 투자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5년간 LA 다운타운과 LA 국제공항(LAX)을 중심으로 시전역의 부동산이나 콘도, 호텔, 샤핑몰 등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 총액이 50억 달러를 넘었으나 중국 정부의 투자제한 정책과 맞물리면서 차이나 머니 유입이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전국부동산협회와 쿠시맨&웨이크필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A 다운타운 일원에 집중된 중국 기업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총액은 4억5,000만 달러로, 전년인 2016년 14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73억 달러로, 2016년의 162억 달러에 비하면 55%나 줄어든 것이다. 한 LA의 경우 지난해 호텔 분야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전년 대비 무려 9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의 남가주 주요 부동산에 대한 투자 감소와 함께 LA 다운타운 등지에서 지난 몇 년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그린랜드, 완다그룹, 오션와이드 플라자 등이 최근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때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완다그룹은 베벌리힐스에 신축할 계획이었던 초대형 주상복합 단지인 ‘원 베벌리 힐스’의 부지와 개발권을 12억 달러에 매물로 내놨다.
한때 남가주 전역의 부동산을 삼킬 정도의 위력을 보였던 차이나 머니가 최근 급감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규제강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경기둔화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자 개인이 외국으로 유출할 수 있는 자금을 하루에 2,000달러, 연간 5만 달러로 제한한데 이어, 지난해부터 자국기업들의 무분별한 해외 부동산 투자 및 과도한 자본유출에 대해 국영 은행을 통한 자금제공 금지와 세무조사 등을 통해 통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차이나 머니의 위력이 점차 약해지는 현상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는 남가주 전역의 과열된 부동산 가격에 따른 숨고르기 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형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차이나 머니 유입은 크게 줄었으나, 대신 타지역 오피스 빌딩이나 아파트, 창고 등 비교적 덩치가 작고 안정적인 매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차이나 머니가 급락했으나 지난 1980년대 미 전역의 주요 부동산을 소유했던 일본 기업들처럼 당분간 남가주 전역에서 차이나 머니의 영향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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