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홈 에퀴티 융자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미국 내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힘입어 깡통주택 비율이 줄면서 홈 에퀴티 융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기지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반길 만한 일이고 홈 에퀴티 융자를 잘 이용하면 가계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최근 모기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홈 에퀴티 융자 부활추세를 진단해 본다.
■ 지난해 홈 에퀴티 융자규모 20% 증가
홈 에퀴티
융자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은 주택 소유주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홈 에퀴티 융자를 통해 자녀의 대학 학자금을 조달하거나, 밀린
크레딧카드 빚을 갚거나, 현재 거주하는 집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등 목돈을 필요한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융자업계는 주택 가치 하락으로 발급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홈 에퀴티 융자 발급을 최근 재개하고 있는 은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가 작았던 중소형 은행들의 발급 비율이 최근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융자업계에 따르면 2013년 한해동안 미국 내에서 발급된 홈 에퀴티 라인 오브 크레딧 규모는 총 925억달러로 2012년보다
20%가 증가했다. 홈 에퀴티 융자시장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와 크레딧 조사기관 에퀴팩스는 지난해 홈 에퀴티
융자규모 상승폭이 시장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크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뱅크레이트
닷컴’의 그레그 맥브라이드 수석 재정분석가는 “주택시장이 피크에 이르렀던 지난 2006년 규모보다 훨씬 못하긴 하지만 홈 에퀴티 융자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당분간 홈 에퀴티 융자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주택가격 상승이
주원인
대부분 전문가들은 홈 에퀴티 시장 부활의 원인을 지속되고 있는 주택가격 상승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보다 둔화되긴 했지만 올
들어서도 주택가격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S&P 케이스 쉴러 지수에 따르면 지난 2월과 3월 미국 대도시 20곳의 주택 중간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86%, 12.40%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3%로
나타났다.
집값이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깡통주택이 줄어들고 주택 소유주들의 에퀴티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현재
모기지가 딸린 미국 내 주택의 18.8%에 해당하는 970만채의 주택이 모기지 밸런스 규모가 현 주택시세보다 높은 깡통주택이다. 깡통주택이 전체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때의 19.4%보다 0.6% 줄어 지속적인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깡통주택 수가 감소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현재 미국 내 전체 주택 중 깡통주택 비율은 31.4%에 달했다.
또한 과거에 비해 낮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리모델링 비용 하락 추세도 주택 소유주들의 홈 에퀴티 융자 신청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 더
까다로워진 융자 심사기준
홈 에퀴티 융자가 부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은행을 비롯한 융자기관들은 융자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소유한 주택 가치의 125%까지 홈 에퀴티 융자를 얻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주택가치의 80~85%만 대출이
허용된다. 일각에서는 주택시장 붕괴 당시의 무분별한 에퀴티 대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융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홈 에퀴티 대출의 대부분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
주택시세가 2006년 피크 때보다 20% 정도 낮아 많은 주택소유주들이 융자기관들의 크레딧 기준에 부합할 만큼 충분한 에퀴티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이라고 말했다.
미주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