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병이 있다면 아마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일 게다.
이 ‘병’을 좋은 곳에 쓰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풍성해질 것이고 나쁜 쪽에 사용한다면 남을 귀찮
게 괴롭힐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선천적으로 뭔가 일을 해야 좀이 쑤시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경영자는 남의 능력을 잘 사용해야 좋은 리더가 된다고 하지만, 나는 내가 모든 것을 해야 된다는
‘청소철학’이 마음 한구석에서 떠나지 않는다. 좋은 말로는 ‘솔선수범’이라 할 수 있고 비아냥대는
말을 쓴다면 나서고 설치는 사람으로 인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집안에서도 그렇고 밖에 나와서
까지 그러다 보니 적대감을 갖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밥 그릇 게임에서는 으레 부지런히 설치는
쪽이 이기게 마련 아닌가. 내 ‘못 말리는’ 성격의 근원은 살아가면서 체험으로 익숙해진 경쟁의식
일 것이다. 솔직히 경쟁에서 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마는 나는 승부욕 만큼은 양보하
고 싶지 않다. 하지만 패자를 돌아보고 또다시 함께 뛰고 그 열매로 사회에 좋은 환경을 환원하여
야 한다는 것만큼은 잊지 않고 싶다. 무엇을 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안락할까, 어떻게 하면 커
뮤니티가 깨끗하고 잘 살 수 있을까를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잠을 못 이룰 때가 하루 이틀이 아니
다. 이것이 나의 병이라면 병이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또 불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중 두
말 할 것도 없이 가족들이라 할 수 있지만 다행이 요즘은 서로를 이해할 줄 아는 중년이 됐다. 그
러나 보니 가족보다는 식솔이 많은 회사 일에 더 치중하게 된다. 나날이 성장하는 우리 회사, 우
리 직원들의 분신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는 내 노력보다 전미주의 지사들의 열정으로 성장에
가속도가 붙어 더 활성화되고 있다. 나는 그 책임감 때문에라도 더욱 열정을 낼 수밖에 없게 되었
다. 이제 나만의 노력으로 성장하고 끌어가기에는 덩치가 너무 커졌다. 언제나 많은 직원들에게
신세를 져왔듯 더 많은 인재들을 모아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 생각한다. 그들과 함께 부동산뿐만
아니라 우리 한인사회가 부흥하는 기업을 경영하고 싶다. 그 방편으로 많은 인재와 함께 하고 싶
은 욕심을 가져본다. 한비자는 대인관계를 냉철하게 철저히 해부한 사람이다. 제갈공명도 유비의
아들이 황태자에 책봉될 때 한비자를 읽으라고 권했을 만큼 천하에 지략가였던 제갈공명도 한비
자에 기술되어 있는 조직의 리더가 되면 인간 경영의 지침을 근본으로 인정했다는 사료이다. 그
런 한비자에서는 리더의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삼류 리더는 자기의 능력을 사용하고, 이
류 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하고 일류 리더는 남의 능력을 사용한다”고 기술했다. 언뜻 남을 이용하
여 자기가 이득을 보는 전략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남을 고용하고 임용해본 사람이라면 인
재 채용이 얼마나 어렵고 인사결정이 얼마나 가슴이 아픈 업무 중에 하나인 줄 알 것이다. 능력
있는 인재를 당연히 인정하고 성장하게 하는 것은 기업의 숙제이고, 능력 있는 자도 기업이 토대
가 되어 기량을 맘껏 펼치며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서로의 책임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