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ris Peak 에서 본 Mojave Desert의 일부분.
줌렌즈로 본 Five Fingers
가까이에서 본 Morris Peak.
“남가주의 사막은 참으로 아름답다. 사막에 있는 산들도 너무나 아름답다.” 등산을 다니며 느끼는 소회의 일단이다. 숲이 푸르게 우거진 산을 청상홍상으로 잘 차려입은 젊은 여인에 비유한다면, 흙과 바위와 능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막의 산은 옷을 별로 걸치지 않은 자연스런 몸매의 농염한 여인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전통 산수화를 보더라도 숲이 깊게 우거진 푸르른 육산보다는, 기암들이 우뚝한 골산이 주로 등장하는 것이니, 우리의 옛 화공들께서도 이런 취지의 미적 관념을 가지셨던 게 아닌가 싶다.
Morris Peak은 Sierra Nevada산맥의 줄기와 Mojave 사막의 일부를 포함하는 Kern County에 있는 산이다. 이 산행을 통해 사막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들도록, 유서깊은 Walker Pass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소개한다.
캘리포니아는 태평양 연안을 포함하여 남북으로 900마일에 걸쳐 있는 큰 땅인데, 중간쯤의 동쪽에 험준한 Sierra Nevada 산맥이 남북으로 400마일에 걸쳐 뻗어있다. 이 Sierra Nevada는, 잘 조성된 도로나 자동차, 비행기가 전혀 없던 그 옛날에, 미국의 동부에서 말이나 마차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에게는, 실로 어마어마한 장벽일 수 밖에 없었다. 미국 본토의 최고봉인 Mt. Whitney(14505’)가 바로 이 곳에 있고, 이 산맥의 중심능선은 대체로 10000’내외의 고도가 되니, 말 그대로 엄청난 고산준령이 황금의 땅 캘리포니아에의 진입을 완강하게 가로 막는 셈이었다. 더구나 이 산맥은 년중 절반 이상이 눈에 덮여있기 십상이라, 그 누구라도 통행 자체가 언감생심인 난공불락의 장성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정점의 고도가 5246’에 불과한 Walker Pass가 지닌 효용은 대단히 큰 것이었다. 그리 높지 않으므로 넘기가 훨씬 수월하고 또 눈이 내리더라도 쉽게 녹는 낮은 고도여서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Pass의 정점에 이르는 노정이 아주 평탄하고 완만한 경사의 사막 땅이기에 말이나 마차가 이 코스를 통과하기가 용이했을 것이다. Gold Rush(1848~1855)와 서부 개척기에 캘리포니아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통로였다.
Walker Pass는 1834년에 이 지역을 탐사했던 육군장교 Joseph R. Walker(1798~1876)가 토착 인디안을 통해 이 고개의 존재를 알게되어, 지도를 작성함으로써 백인들에게 알려진다. 칠레의 이민집단이 1843년에 이 고개를 넘어 내륙으로 들어갔는데, 이것이 동쪽에서 캘리포니아로 들어온 2번째의 마차행렬이었다고 한다. 이 고개를 알게되어 비로소 Great Basin에서 Sierra Nevada를 넘어 캘리포니아 내륙으로 들어가는 일이 수월해진 것이라고 한다.
1845년에는 Captain John C. Fremont가 Walker를 대동하고 이곳을 오게 되는데, 이 때 그가 이 고개를 Walker Pass로 명명한다. 이 일행 중에 Edward Kern이라는 지형학자도 있었는데, 이 고개 아래 서쪽의 강이 Kern River로 명명된다. 이것이 뒷날 Kern County라는 이름이 생기는 배경이다. 이 Walker Pass는 캘리포니아의 역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되고, 1961년에 미국 정부는 이 Walker Pass를 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Walker Pass 정상점의 도로변에 Joseph R. Walker의 초상화가 새겨진 기념조형물이 세워져 있는데, 우리는 바로 그곳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편도 4.5마일의 산행중 산밑에서 봉우리로 오르는 0.5마일을 제외한 4마일 구간이 PCT를 따라가는 코스로 걷기에 편안하고 시종일관 사막과 사막산의 아름다운을 만끽하게 된다. 왕복 총 9마일에 순등반고도는 2000’로 어렵지 않고 총 5~6시간이 소요된다.
가는길
LA 한인타운에서는, Freeway 101 North로 가다가 Freeway 170 North로 갈아탄다. 다시Freeway 5 North에 이어 SR14 North로 들어가 이를 따라 Mojave까지 간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85마일이 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계속 SR14 North를 따라 약 42마일을 더 간다. 왼쪽으로 SR178/Lake Isabella 표지판이 나온다. Freeman Junction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곳에서 SR178을 따라 서쪽으로 8.4마일을 가면 길 왼편에 Joseph R. Walker 를 기리는 조형물이 있다. Walker Pass이다. PCT가 SR178을 건너서 이어진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135마일이 되고, 차로는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등산코스
PCT의 남쪽 기점인 Campo로부터 650.8마일이 되는 곳인 Walker Pass(5246’)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PCT선상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출발점 바로 오른쪽에 한무더기의 Joshua Tree가 있고 그 헐렁한 그늘 아래에 간이벤치와 물병들이 쌓여있어 이채롭다. PCT Hiker들이 남긴 흔적이겠다. 사실 PCT로 이곳 Walker Pass에 닿기 전 0.5마일쯤에는 Walker Pass Trail Campground가 조성되어 있다. PCT Trekker를 위한 것이다. SR178로는 서쪽으로 1마일을 가면 왼쪽에 있다.
등산길은 전체적으로는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형국인데, 우선 왼편에 있는 봉우리(6366’)의 동쪽 허리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부드러운 모래흙이라 걷기에 산뜻하다. 오른쪽으로는 계곡의 건너로 SR178이 남동쪽의 Freeman Junction을 향하여 뻗어가는 모습이 우아하다. 뒤를 돌아보면 남쪽으로 4~5마일 간격을 두고 Scodie Mountain(7294’)이 웅장하게 솟아있다. 전후좌우로 보이는 모든 평지와 계곡과 산들의 경관이 부드럽고 해맑고 아름답다.
0.5마일을 가면 길이 북쪽으로 굽어지고, 1마일이 되면 잠시 서쪽의 봉우리(6529’)를 향하여 올라간다. 대략 6번의 Switchback구간을 오르면 등산로는 다시 북쪽을 향한다. Pinyon Pine의 숲이 나온다. 능선의 Saddle부에 이르면 잘 자란 멋진 Oak Tree들도 모습을 나타낸다. 오른쪽으로는 계곡이 깊고 그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들이 첩첩하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들이 텅 빈 사막이라 지극히 깨끗하고 아름답다. 갈림길이 없고 뚜렷하므로 굽고 펴짐을 반복하는 등산길을 그저 따라만 가면 된다.
2마일을 조금 더 지난 곳에는 오른편에 자그마한 Camp Site(6190’)가 있다. 이제 오른쪽에 있는 산줄기의 기슭을 따라가게 되면서, 왼쪽인 북서쪽으로 시야가 열린다. 형언키 어려운 또 다른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대략 4마일을 왔을때, 앞으로 바짝 가까이 있는 뾰쪽한 봉우리가 Morris Peak이다. 이 산 자체는 푸르른 송림에 감싸여 있다. 등산로 오른편에 자그마한 Camp Site(6585’)가 있다. 동쪽으로 나아가던 PCT가 북쪽으로 완만히 굽어지는 지점이다. 이곳에서 PCT를 벗어난다.
오른쪽인 동북방향에서 Use Trail을 찾아 산을 오른다. 대략 0.5마일 남짓에 630’의 고도를 올라서면 큰 바위들이 모여있는 Morris Peak(7215’)의 정상에 서게 된다. 전망이 좋다.
2마일이 안될만큼 가까운 북쪽에 있는 큰 봉우리가 Mt. Jenkins(7921’)이다. 산을 사랑하여 10대 소년기부터 벌써 Mojave 사막과 Southern Sierra를 구석구석 샅샅히 탐사하면서 산은 물론 식물 동물 지질 기후특성들을 조사하고, 토착 인디언, 광부, 목동들에게로 전승되어지던 이야기들을 꼼꼼히 취재하여, 정치한 여러 저서를 출판하고, USFS Forester로도 활동하던 James Charles Jenkins(1952~1979)에게 헌정된 산이다. 산행에 나섰다가 Tejon Pass 부근에서 고장난 차를 손보던 중 지나가는 차에 받혀, 27세라는 청춘기에 요절한 아까운 인물이다.
Mt. Jenkins의 오른쪽 뒤로 조금 보이는 밝은 바위봉이 Owens Peak(8453’)이다. 희고 수려한 바위 산줄기의 동쪽 끝자락에는 광대무변한 Mojave사막에 박힌 한 무더기 Diamond가 아닌가 싶은 바위봉이 환하게 빛을 발한다. Five Fingers(5174’)라는 암봉이다.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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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일보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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