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해도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도 주택 시장은 큰 이변 없이 회복세를 이어갔다. 매물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않아 주택 구입난이 더욱 심화된 해이기도 하다.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아 사상 최고 가격을 갈아치운 지역이 많아졌다. 내년 주택 시장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 닷컴’의 내년도 주택 시장 전망을 들어본다.
■ ‘업그레이드’된 회복세
스베냐 구델 질로우 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택 시장이 ‘한 단계 상승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지난 수년간 지속된 회복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전망으로 볼 수 있다.
구델 이코노미스트는 “인구층이 두터운 밀레니엄 세대가 주택 시장에 진입중이다”라며 “밀레니엄 세대는 주택 소유욕이 높아 주택 시장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수년째 이어진 매물 부족 현상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소유에 대한 열망이 한풀 꺾일 것으로 우려된다.
반가운 소식은 내년부터 건설 업체들이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낮은 가격대의 주택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델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내년 건설 업체들은 높은 건축비 부담으로 도심보다는 외곽 지역의 주택 건축을 늘릴 전망이다.
■ 매물 가품 안 풀린다
내년에도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은 내년에도 내집 장만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첫 주택구입자들은 이미 주택 가격 급등과 매물 부족, 다운페이먼트 마련 어려움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올해 주택을 처분한 뒤 재구입에 나서는 구입자들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올해 주택을 처분한 구입자들은 자금력이 탄탄할 뿐만 아니라 과거 주택 구입 경험을 바탕으로 첫 주택 구입자들과의 주택 구입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은 작년 대비 약 12% 감소한 상태다. 그나마 매물로 나온 주택의 절반은 상위 3분의 1 가격대의 고가 주택으로 내년 역시 첫 주택구입 과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 저가대 신규 주택 공급량 소폭 늘 것
주택시장 전문가들이 그동안 한결같이 강조한 사항은 신규 주택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50년간 연평균 신규 주택 공급량은 약 120만채였지만 최근 수년간 주택 시장에 나온 신규 주택은 과거 평균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막힌 것이 주택가격 급등의 주원인으로 치솟는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건설 업체들이 저가대 주택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그동안 저가대 주택 건설을 철저히 외면한 건설 업체들이 내년부터 저가대 주택 공급을 늘려갈 전망이다. 첫 주택구입자들과 저소득층 및 중산층을 겨냥한 다양한 가격대의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치솟는 주택 가격을 진정시키고 주택 구입난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젊은층 다시 외곽으로 회귀
내년에는 젊은층의 도심 탈출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그동안 도심으로만 향하던 젊은층 주택 구입자들이 다시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직장과 가깝고 각종 편의 시설이 밀집한 도심 지역을 떠나려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치솟는 도심 주택 가격을 견디지 못하는 젊은층은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지역에 주택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특히 부모의 지원 없이 스스로 내집을 장만해야하는 젊은층의 외곽 지역 이주가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구델 이코노미스트는 “구입 가능한 주택을 찾기 위해 외곽 지역에서 매물 샤핑을 하는 25~34세 젊은층을 많이 보게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 안 팔고 리모델링 하겠다
내년에도 매물 부족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원인 중에는 기존 주택 소유주에 의한 원인도 있다. 집을 내놓으면 좋은 가격에 빨리 팔 것으로 믿는 주택 소유주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집을 내놓는 셀러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 기존 보유 주택을 리모델링 해서 가치를 높이려는 소유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재판매 주택 시장의 매물 부족 현상도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주택 가격 급등과 매물 부족 이 원인인데 두 가지 현상이 어느 정도 진정되지 않으면 ‘머물러 살겠다’라는 주택 소유주들로 인한 매물 부족난은 되풀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 베이비부머, 밀레니엄 기호 반영된 주택 디자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내년 주택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베이비부머와 밀레니얼 세대가 내년 주택 시장의 주요 수요층으로 두 세대의 기호가 반영된 주택 디자인이 많이 등장하겠다. 두 세대의 편의를 모두 반영한 주택 디자인의 예로 넓은 실내 복도가 대표적이다.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세대의 경우 유모차를 사용에 편리하고 노년층의 경우 휠체어 이동에도 넓은 복도를 갖춘 주택이 적합하다.
■ 주택 가격 약 4% 오를 것
주택 가격은 내년에도 오를 전망이지만 상승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기록적이었다면 내년에는 어느 정도 진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약 6.9%를 기록할 전망이 주택 가격 상승률은 내년 약 4.1%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가격은 연평균 약 3%대의 상승률을 기록 중으로 내년 상승률은 과거 평균 상승률을 웃돌며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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