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시 유의 사항]
높은 금리, 재고 부족이 걸림돌
삶의 질 저하 우려 시 재고해야
은퇴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지금보다 규모가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 꼭 은퇴 이유 뿐만이 아니어도 장성한 자녀들이 취직 또는 결혼으로 집을 나가게 되면서 현재 살고 있는 큰 집이 더 이상 필요없기 때문이다. 또 은퇴 후 고정 수입이 줄면서 집을 팔아 여유자금을 마련하고 주택 유지비도 줄일 수 있어 다운사이징은 일석이조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택 다운사이징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살아온 동네에서 이사해야 할 수도 있고 주거 공간이 줄어들면서 예상보다 삶의 질이 더 저하될 수도 있다. 이처럼 주택 다운사이징 시 고려해야 점을 알아봤다.
▶비용 절감
최근 주택 다운사이징은 은퇴 시니어들뿐만 아니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소형주택 개발업체 이클립스 코티지(eclipsecottages.com) 저스틴 드래플린 대표는 "최근 소형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소형 주택은 몇년 전만 해도 시니어들이 주고객이었던 반해 최근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 다운사이징 시 가장 큰 이점은 모기지 상환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며 주택 유지비 역시 줄어든다. 또 재산세, 보험료, 보수 및 수리비 역시 이전보다 줄어 가계 살림에 보탬이 된다.
▶시장 상황
그러나 현 부동산 시장에서는 새집을 구입해 이사하는 것이 오히려 재정적으로 마이너스일 수도 있다.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지금 집 값보다 싼 집으로 이사한다 해도 모기지 상환액에는 별 도움이 안되거나 되레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콜드웰뱅커 부동산 젭 스미스 중개인은 "오래전 집을 구입한 베이비부머의 경우 집 사이즈와 상관없이 현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구입은 모기지 상환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따라서 새집 구매를 통한 다운사이징이 비용 절감을 가져 오지 않는다면 현재 집에 머무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재고 부족으로 인해 원하는 집을 구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비용 절감을 위해 무조건 작은 집으로 이사하려 하기보다는 현재 거주 주택의 일부 공간을 임대해 새로운 수익 창출 등을 고려해 볼만하다. 또 다운사이징은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하에 사전조사 없이 무턱대고 집 구매에 나서기보다는 현재 시장 상황 및 자신의 재정적 상황도 면밀히 검토해보고 실행에 옮겨야 새집으로 이사 후 낭패를 막을 수 있다.
▶HOA 규정 확인
다운사이징을 고려하는 이들이 새집 후보로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이 바로 콘도나 타운하우스. 대개 콘도나 타운하우스엔 주택소유자협회(HOA)가 있어 커뮤니티 관리를 위해 가구당 관리비를 부과하는데 이 관리비가 현재 내 예산에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HOA 규정도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일부 HOA에선 반려동물과 관련해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기도 하며 입주자들의 사업체 운영을 금하기도 하므로 이에 대해서도 구입 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창고 임대료
현재 거주 주택보다 규모를 줄여 이사하면 현재 살림살이를 모두 새집에 갖고 들어갈 수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 그럴때 '남는 짐은 일단 스토리지를 임대해 보관하지 뭐'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창고 임대료는 생각보다 비쌀 수 있다. 이사 정보 플랫폼 무브(Move.org)에 따르면 창고 임대시 월 평균 임대료는 190달러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뢰인의 짐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더 높아질 수 있다. 또 지역적 요소도 가격에 반영되므로 대도시 거주자라면 이 비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만족도
주택 소유자들이 다운사이징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적 문제. 그러나 무조건 경제적 이익만 생각해 작은 집으로 이사 시 삶의 질 저하, 살림살이를 다 가지고 갈 수 없는 점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다운사이징 시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만족도가 커질 수 있다면 이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하다.
예를 들어 은퇴 후 큰 집을 관리하는 것이 버거워져 일상 생활이 불편해졌다면 작은 집으로 이사를 계획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니어들에겐 방 하나 청소 하는 것도 큰 스트레스일 수 있다"며 "따라서 경제적으로 이사가 필요없더라도 집 관리가 부담된다면 다운사이징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생활 공간이 줄어들고 더 이상 관리할 정원이 없어 일상이 더 우울하고 무료해질 것 같다면 무조건 집 사이즈를 줄이는 것은 재고해봐야 한다.
한편 집을 줄여 이사하면서 이 집이 내 삶에 마지막 집이라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 작은 집이 자신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부동산 시장 상황이 변화하면서 다시 이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당장은 지출을 줄여야 하지만 언제 어떻게 재정 상황이 좋아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운사이징을 계획했다면 그 집에서 영원히 살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언제든 또 옮길 수 있다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획을 짜는 게 좋다.
이주현 객원기자
<출처 : 미주 중앙일보>
https://news.koreadaily.com/2022/12/21/economy/realestate/202212211800029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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