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권의 에스크로 기간] 정감있는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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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체을 매매할 때 바이어는 계약된 금액을 지불해야 하고 셀러는 계약서에 적힌 조항대로 장비와 노하우를 바이어에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말처럼 제대로 이행되기는 늘 어렵다. 시간에 맞춰 클로징을 준비하는 바이어가 많지 않아 늘 셀러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연결된 매매건이 지연되거나 계획에 차질이 생겨 속이 많이 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융자가 어려워진 요즘 셀러는 불편한 마음을 장비 세금 정산에나 트레이닝 때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바이어가 세금을 얼마를 내건 세무사와 상담도 하지 않아 문제를 만들기도 하고 일단 에스크로가 끝난 후에는 제대로 인수 인계를 하지 않거나 트레이닝을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바이어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세금때문에 정리되지 못한 셀러에게 제대로 사인에 협조하지 않기도 하고 변호사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삼기도 한다.
몇 번의 매매 경험으로 상호 협조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셀러나 바이어의 경우에는 스타일이 사뭇 다르다. 시간에 맞추지 못할만큼 융자가 늦어지는 경우에는 셀러에게 찾아가 양해를 구하고 어차피 노는 시간에 무보수로 셀러를 도우면서 친분도 쌓고 노하우도 쌓는 지혜를 발휘한다. 함께 일하면서 인간적인 정이 생긴 양 진영에 다틈이 있거나 신경전을 벌이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가게나 회사 안의 작은 집기까지 신경을 곤두세우는 다른 팀들과는 달리 서로 챙겨주지 못해 야단이다. 에스크로에 클로징을 위해 함께 오기도 하여 서로 위해 주느라 닭살인 이들을 보며 느끼는 점이 많다.
어차피 떠나는 사업체를 시작하는 바이어를 위해 베푸는 넉넉한 마음의 셀러가 되는 것은 종이 한 장의 차이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생기게 만드는 것은 진심으로 셀러를 위로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바이어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사들고 한가지라도 배우려 찾아오는 바이어에게 영업에 방해된다고 박대하는 셀러보다는 형제같은 마음으로 대하는 이들이 아직은 더 많은 세상이다. 인수후에도 셀러의 중요한 메일이나 물건을 꼭 챙겨 전해주는 바이어를 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건물주와 협상하는 지혜 주변 상가에 대한 상식 주요 관공서와의 관계 등 전주인으로부터 받아야하는 노하우는 셀 수 없고 우편물 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바이어와 협조받아야 하는 셀러 모두가 좁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에스크로 사무실이 화기애애한 장소가 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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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LA |
조회수: 9 게시 날짜: 08-3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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