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고 신축 느는데… 가주 주택난 더 ‘심화’
▶ 밀레니얼 1인 가구 증가, 주택임대 회사 독식 때문
▶ 매년 19만채 추가 신축, 서민층 주택 부족 악화
가주 주택시장이 인구 감소와 신축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공급 부족 현상에 빠졌다. 1인 가구가 늘어난데다 렌트를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업체들이 주택을 독식한 결과로 단기적인 해결이 난망한 상황이다.
LA 타임스는 24일 ‘심각한 주택 부족 현상이 가주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주택 부족은 미국에서 홈리스가 가장 심각한 가주에서 노숙자 숫자를 늘려 치안 악화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버는 돈의 대부분을 렌트에 써야 하기 때문에 소비 활동 위축시켜 경제를 어렵게 한다.
주목할 점은 현재 가주에서는 인구가 줄어들고 주택 신축도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주택 부족 현상을 야기하는 환경이라고 보기 힘들다. 가주 통계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민 숫자는 올해 초 기준으로 2020년과 비교해 약 71만명이나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주택 수는 37만8,000개가 증가했다. LA 카운티에 한정해서 살펴보면 5년 전보다 인구가 43만명 줄었고 주택은 11만7,000개 증가했다. 그런데 주택 부족으로 인한 렌트비 상승과 부동산 가격 급등이 벌어진 것이다.
주택난 심화의 가장 큰 이유는 1인 가구 증가 탓으로 분석된다. 관련 정책과 시장 상황을 분석한 USC의 도웰 마이어스 인구학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밀레니얼 세대가 20대에 진입하면서 첫 아파트를 임대했고 이제는 해당 사람들이 30대에 진입하면서 집을 사려 나서면서 렌트와 주택 시장에 왜곡 현상을 불러왔다.
밀레니얼 세대의 숫자가 많고 이들은 독립적인 성향이 강해 부모와 같이 사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택 시장의 수요 증가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세대의 독립이 시작된 2009년 즈음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신축이 미뤄졌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나타나기까지 했다. 도웰 마이어스 교수는 “이는 주택 건설 시장의 ‘더블뱅’(Double Bang)라고 부를 수 있다”며 “여기에 더해 당시에는 가주의 인구가 증가세였기 때문에 타주에서 건너 오는 사람들의 수요까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임대업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도 주택 부족을 야기했다. 기업 차원에서 토지를 매입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고 렌트비를 올려 받음으로써 이익을 독식한다는 지적이다. LAT와 인터뷰한 주택연구기관 프라이빗애쿼티스테크홀더 조던 애쉬 디렉터는 “이런 기업들은 일반 집주인들과 달리 더 큰 수익을 올리는데 특화돼 있다”며 “광범위한 임대료 통제는 임차인에게 큰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규 아파트를 짓고 있다고 하지만 이들의 절대 다수는 높은 마켓 렌트를 요구하는 럭서리 또는 고급 아파트가 대다수인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작 중·저소득층을 위한 서민층 주택은 만성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한 주민은 “렌트 3,000~4,000달러를 낼 수 있다면 갈 수 있는 아파트는 차고 넘치지만 저렴한 렌트의 아파트는 너무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결국 해결책은 지금보다 더 획기적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주 당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캘리포니아에는 매년 10만채 안팍의 주택이 공급됐는데 해당 숫자를 적어도 19만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2010년 이후 한해 기준 최대 공급량이 12만3,350채였음을 고려하면 달성하기 매우 힘든 숫자다. 조던 애쉬 디렉터는 “문제를 푸는 방법은 단순하다”며 “오로지 더 많은 공급, 공급, 공급만이 주택 부족 문재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운 기자>
· 출처 : 미주 한국일보 (9/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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