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르신들과 ‘노인들의 억울한 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은 적이 있다. 나이든 사람이 어물거리고 말하면 늙어서 답답하다고 하고, 크게 빨리 말하면 채신머리없다고 한다. 갇힌 엘리베이터에서 10대 소녀들이 깔깔 웃으면 귀엽다고 하지만, 노인들이 떠들면 주책이라고 한단다. 우스갯소리로 듣고 넘겼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이든 사람의 특성은 어떤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상당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일단 계획을 세우면 빨리 실행에 옮기고 일단 부딪혀보는 패기가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무런 결단도 내리지 못하는 수가 많이 있다. 좀 과장하면 무슨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실질적인 정신연령이 아닌가 한다. 늙지 않고 젊게 사는 방법은 에너지가 충만하게 생활하는 것이고,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방법은 하고픈 일을 일단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남의 의견이란 다 그들의 입장에 국한된 경험담일 뿐이고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남의 말이란 늘 불안감을 주고, 밤잠을 설치게 한다. 주변에는 남들 말만 듣고 망설이다 평생 아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모든 일의 부정적인 면을 크게 보는 경향도 사람을 늙게 한다. 누가 집을 샀다고 하면, 축하해주고, 잘 샀다고 믿어주기 보다는 요즘 집을 왜 사냐, 값이 더 떨어질 텐데 뭐가 급해서 사냐고 한마디씩 던지는 것이 습관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러다가 집 값이 엄청 오르면 운이 좋아 시기를 잘 탔다고 하고 돌아서면 그만인 것이고, 집 값이 떨어지면 그거 보라며 쯧쯧 혀를 차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의 경험으로 아시겠지만, 누가 한치 앞을 내다보며 과연 누가 올바른 조언을 해주었는가.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지도 않고, 누가 대신 돈을 벌어주지도 않는다. 누가 좋은 기회를 물어다가 입에 넣어주는 일이란 결코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상이 변하므로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탐 피터스의 강연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경쟁력 있던 기업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성공신화에 빠져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필름의 대명사였던 코닥이 디지털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날로그만 고집하다 망해 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고의 혁신만이 살아남는 길이란 말이다. 한때 한국에서 수입 자유화가 되면서 너무 많은 외화가 흘러나갈 것을 걱정해서 대국민운동으로 한국 물건을 쓰라고 애국심에 호소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좋은 물건을 사고 싶은 것은 소비자의 기본권리인 것이다. 그 때 서울대학교의 이면우 교수가 주장한 내용이 놀라웠는데, 나라에서 일품일조, 즉 일제 소니처럼 한 가지 아이템만 히트를 쳐서 일조원 어치 이상 수출한다면 온 국민이 외제 물건을 맘대로 써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국민운동하는 자금을 차라리 특허출원 연구단지로 보내줄 것을 호소하였다. 얼마나 옳은 발상인가. 나이가 들었다고 느껴질 때면, 움츠리고 있지 말고 스스로 발전기를 돌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발전기를 돌리는 방법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작은 계획들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다. 자아발전을 해야만 온몸에 에너지가 충만해지고 어느 곳에 가든, 무엇을 하든 자신감으로 밝게 빛나는 것이다. 그것이 요즘 기업에서 거창하게 부르짖는 혁신인 것이다. 진정한 혁신은 결국 우리 개개인의 생각이 깨어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고 사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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